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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결혼한 딸과백년손님 사위(1)

by 응지금 2022.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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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누워서 뒹굴 뒹굴
너무 피곤해서 일어나기가 어렵다
엊그제 딸과 사위가 다녀갔다
토요일 오겠다던 아이들이 갑자기
회사에 코로나 걸린 사람이 생겨서
재택근무를 하라고 한다며
금요일 오겠다고 한다
이런 갑자기 바빠졌다
결혼 후 두 번째 사위의 방문이다
장모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으니
사위는 백년손님이라 하던데
씨암탉도 한 마리 잡아야겠지

그리고 무엇을 해 줄까 생각하다
딸에게 전화를 했다
딸이 하는 말이 지난번 3차 예방 접종 후 밤에 자다가 식혜를 찾았는데 밤이라
못 사다 준 적이 있다고 한다
그 말은 식혜를 해 달라는 얘기겠지 큰일이다 식혜를 해 본 적이 없다 식혜를 잘하는 언니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다 검색을 해도 되지만 식혜 고수 언니의 방법을 배우기 위함이다 언니는 식혜 하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해 주고는 불안하다며 직접 해주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앞으로도 사위가 오면 식혜를 해 주어야 할지도 모르는데 올 때마다 언니에게 해 달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 한 번 시도해 보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혹시 실패하게 될 경우 바로 연락하면 언니가 다시 해 주겠다 고 걱정 말고 해 보라고 한다

일단 시장을 봐야 하니까 먼저 방앗간에 들렀다 고소한 참기름 향이 코를 유혹한다 시금치나물을 좋아하는 사위 나물을 무쳐주면 맛있게 먹겠지 생각하고 바로 짜서 병에 담고 있는 참기름과 들기름도 한 병씩 사고 엿기름도 샀다
그리고 바로 대형마트로 달려가 메모해 놓은 것들을 사서 바쁘게 돌아왔다 밥을 안치고 엿기름을 바락바락 치대여 물을 빼서 준비하고 엿기름 물이 가라앉기를 기다리며 다른 것들을 준비했다

시간이 흘러 엿기름물을 밥에 붓고 네 시간 정도를 기다렸다 뚜껑을 열었는데 이런 어쩌나 밥알이 다 떠 있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 몇 알만 떠올라야 하는데 너무 늦게 확인한 걸까 일단은 끓여 보기로 했다
역시 실패다 밥알이 다 떠 있다
떠있는 밥알은 뭉개져서 다 걸러 버렸다 식혜 맛은 이런 게 아닌데...

미리 말했으면 연습이라도 했을 텐데 식혜 할 일이 없을 줄 알았다 인생 처음 만든 식혜가 실패라니 어쩌겠는가 처음 하는데 잘할 수 있나 그냥 이대로 먹어야지 뭐
스스로 위로를 하면서
웃음으로 넘겨본다
사위가 왔을 때 식혜를 주면서 멋쩍게 처음 하는 거라고 말했다 식혜를 먹어 본 사위는 얼굴에 미소를 머금으며 생강차인데요 저는 좋아요 한다 귀여운 사위
그럼 생강차라 생각하고
먹으라며 어쩔 수 없음을
웃음으로 대신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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